글/김학수(한체대 스포츠언론정보 연구소장)

 

 

                  2012년도 어느덧 노루꼬리만큼 짧게 남았다. 12월들어 송년모임을 갖자는 연락이 자주 오는 것을 보면 또 한 해를 보내게 됐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이맘 때면 대학 졸업반 학생들은 큰 장애물을 맞닥트린다. 최근 극심한 취업난으로 젊은 학생들의 고민은 더 깊어진 것 같다.

진로를 놓고 고민하던 대학 졸업반 학생이 내 연구실을 찾았다. 체육을 전공하는 이 학생은 스포츠 저널리스트가 되기 위해선 어떤 준비를 해야하는지를 문의했다. 체육 관련 직업을 찾는 일반 학생들에 비해 다소 이례적이었다. 운동 신경이 좋아 웬만한 스포츠는 다 잘한다는 학생은 스포츠 저널리스트가 꼭 되고 싶다고 했다. 질문의 요지는 신문방송학과를 전공하지 않아도 스포츠 저널리스트가 될 수 있는가였다. 물론 내 대답은 당연히 “할 수 있다”였다.

 

이 학생처럼 스포츠 미디어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라면 미래에 훌륭한 스포츠 저널리스트가 되겠다는 꿈을 한번쯤 가져봄즉하다. 이러한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준비를 해야한다. 먼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저널리즘 공부와 병행해서 특별한 전문분야를 습득하라는 점이다.

 

30여년전 필자가 스포츠 기자로 입문할 때만해도 스포츠 상식만 갖고도 충분했다. 복잡한 농구룰, 생소한 골프 용어 등을 알지 못해도 스포츠 기자가 되는데 큰 문제가 없었다. 글쓰기 능력과 어느 정도의 스포츠 상식만 확보하면 있으면 됐다. 당시 스포츠 기자중에는 체육학과 출신이 거의 없었다. 신문방송학과, 국문과, 사학과, 영문과 등 인문· 사회과학 전문 출신이 많았다. 스포츠 기자가 되는 데 체육 전문 지식이 그다지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세상이 많이 변했다. 스포츠 영역도 전문화, 세분화가 이루어지며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가 아니면 경쟁력을 갖추기 힘든 시대가 됐다. 과거처럼 스포츠 상식만 갖고 활동하던 저널리스트가 버티기 힘든 상황이 된 것이다. 좋은 스포츠기자가 되려면 전문분야를 훤히 꿰고 있을 정도의 스페셜리스트가 돼야한다. 복잡다단한 스포츠 현상을 제대로 해석하기 위해서는 전문가적 시각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피상적으로 보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자신의 의견인양 전하는 종전의 스포츠 기자들은 일단 전문가를 빰칠 정도로 많은 정보를 접하며 눈높이가 크게 높아진 수용자(독자나 시청자)를 만족시킬 수가 없다.


예전에도 전문가에 못지않은 스포츠 기자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학창시절 태권도 선수로도 활동한 바 있던 모 선배기자는 경기인 못지않은 전문성과 지식을 갖고 태권도 행정가와 일선 지도자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는 정보와 기사를 제공했다. 아이스하키 선수출신 선배기자는 후배 선수들의 어려움을 다른 이들보다도 잘 이해하고 공감이 가는 기사를 작성하고 협회 행정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운동 생리학 박사출신 기자는 육상 선수의 운동량과 체력소모에 대한 기획기사를 시리즈로 연재해 스포츠 과학을 전공하는 연구자들에게 귀감이 되기도 했다.


전통적인 신문, 라디오, TV가 주도하던 올드 미디어 시대가 인터넷, 컴퓨터, 페이스북, 트위터, 유투브 등 뉴미디어 시대로 바뀌면서 미디어의 지형도 크게 바뀌었다. 상식에 근거해 판단하고, 해석하는 거시담론보다는 세분화하고 파편적인 미시담론쪽으로 대중들의 정서가 흘러가게됐다. 컴퓨터를 통해 온갖 정보를 쉽게 접하게되면서 과거와 같은 상식적인 기사는 수용자의 환영을 받지 못한다.
 
스포츠 기사의 경우 다양한 스포츠 안팎의 이야기를 전문적인 시각을 담아 보도해야 기사의 완성도와 이용자의 만족도를 충족시킬 수 있다. 예를들어 스포츠 평론가나 칼럼니스트가 되려고 한다면 전문분야로 스포츠 법이나 스포츠 의학 등을 전공하면 심층적인 진단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프로 선수의 계약과 스포츠 마케팅권리에 대한 다양한 법적 분쟁에 대한 전문가적 견해를 가져야 하며, 선수들의 부상과 약물 복용등과 관련한 제반 스포츠 의료 사고나 일탈행위에 날카로운 비평과 매스를 가해야 한다. 스포츠 경기 취재를 위해서도 많은 변화가 불가피하다. 경기력 위주의 취재를 하던 방식에서 탈피해, 경기중 선수들의 심리적인 측면과 경기 이면의 부분까지 세밀하게 들여다 볼 수 있는 식견과 지식이 확보되지 않고서는 좋은 기사를 작성하기가 힘들다.


미디어 빅뱅, 컨버전스시대를 맞아 스포츠 저널리스트들이 다양한 매체를 직접 컨트롤 수 있는 실무적인 전문성도 쌓아야한다. 종전처럼 신문기자와 방송기자가 분리된 형태로 활동하던 것과는 달리 카메라, 마이크를 직접 사용하고 영상 편집도 함께 할 수 있는 다용도의 멀티 스포츠 저널리스트 세상이 곧 다가올 것이다. 


앞으로 스포츠 세계가 더욱 전문화, 세분화가 진행되면 될수록 스포츠 저널리즘 분야도 스포츠 지식과 정보를 훤히 꿰고 있고 다양한 매체를 활용할 수 있는 전문가 저널리스트가 활개를 치게 될 것은 분명하다. 스포츠 저널리즘의 세계에 새로 뛰어들 미래의 스포츠저널리스트들에게는 새로운 기회의 장이 마련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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