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서천범(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

 

 

          국내 골프장을 이용하는데 그린피 이외에 가장 부담되는 부분이 식음료 가격이다. 골프장수 급증과 골프붐 진정 등으로 고객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골프장이 생존하려면 그린피 인하와 함께 맛있는 음식을 값싸게 제공하면서 골프장의 이미지를 제고시키는 전략이 바람직하다.

 

한국골프소비자모임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골프장 그늘집의 식음료 판매가격이 시중 마트에 비해 최고 6배 이상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즉 시중 마트에서 1,200원 안팎에 팔고 있는 이온음료가 골프장에서는 최고 6,000원에, 1,700원 수준인 캔커피가 최고 7,700원에 팔리고 있었으며 개당 500원 안팎에 팔리는 삶은 계란 1개에 3,000원을 받는 곳도 있었다. 또한 우리 레저산업연구소가 지난 8월에 인천국제공항에서 525명의 해외골퍼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그린피 이외에 가장 부담스러운 비용으로 그늘집 식음료라고 응답한 비중이 39.0%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처럼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맛도 없고 메뉴도 천편일률적으로 비슷하게 나오면서 골퍼들의 만족도는 낮다는 게 문제이다.

 

 

 

골프장에서의 식음료 가격이 이렇게 높게 형성된 주된 요인은 골프가 우리나라에 고급·사치성 스포츠로 도입되었고 비즈니스를 위한 접대골프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즉 접대를 하는 입장에서는 식음료 가격이 높든, 낮든 법인카드로 결제하게 하기 때문에 가격을 따질 이유가 없고, 또 품위있는 자리에서 가격을 물어본다는 게 멋쩍기 때문이다. 따라서 식음료 가격이 특급호텔 수준으로 아주 높게 책정되어 있고 특히 그늘집에서는 아예 가격표가 없는 골프장이 대부분이다.

 

식음료 가격이 높게 형성된 또 다른 요인은 레스토랑, 그늘집 등 식음부문을 대형 외식업체들에게 외주를 주기 때문이다. 2000년대 들어 골프인구는 급증하는데 비해 골프장수는 더디게 늘어나면서 골프붐이 형성되었고 골프장들은 호황을 누렸다. 따라서 그린피 수입만으로도 상당히 많은 수익을 낼 수 있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별로(?) 돈이 안되는 식음부문은 대형 외식업체들에게 외주를 주었다. 이들 외식업체들은 매출액의 15~20%에 달하는 높은 위탁수수료를 챙기고 골프장 측에도 적정 이윤을 보장해주기 위해서 턱없이 높은 식음료 가격을 책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골프장의 식음문화도 달라져야 한다. 식음료 가격에 관심없는 접대골프의 비중이 하락하는 반면, 식음료 가격에 민감한 개인 골퍼들의 이용 비중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골퍼들은 식음료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 김밥이나 음료수를 싸가는 경우도 종종 있을 정도이다. 식음료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는 폭리를 취하는 대형 외식업체들에게 외주를 주기보다는 능력있고 참신한 전문인력들을 보유하고 있는 중소형 외식업체들에게 맡기는 것도 한 방법이다.

 

앞으로 골프장의 식음부문은 골퍼들이 어쩔 수 없이 이용하는 시설이 아니라, 맛있고 차별화된 음식·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골퍼들에게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할 것이다. 또한 현지재료로 제철음식을 제공하면서 골프장을 음식맛 때문에 선택할 수 있을 정도로 되어야 하고, 그래야만 줄어드는 골프장의 이용객수를 늘릴 수 있고 골프장의 경영수지를 개선시키는데 기여할 것이다. 참고로 18홀 회원제 골프장(50개소 기준)의 식음 매출액은 124천만원으로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3.0%, 그린피 수입 다음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일부 골프장의 경우 외주업체의 수수료를 매출로 계산했다는 점에서, 실제로는 식음 매출 비중이 17~18%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린피 인하가 마케팅의 가장 확실한 수단이지만, 인근 골프장들이 경쟁적으로 인하하면서 이용객수는 늘지 않고 골프장의 경영수지만 악화시키는 역기능만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골프장들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그린피 인하와 함께 맛있는 음식을 값싸게 제공하면서 골프장의 이미지를 제고시키는 전략이 바람직하다. 시류에 따르지 않으면 생존하지 못하고 도태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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