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김상유 (명지대학교 체육학부 교수)


 

 

 

마이클 샌델(Michael J. Sandel)

 마이클 샌델(Michael J. Sandel)은 미국의 정치철학자이다. 27살에 하버드 대학 최연소 교수가 되었으며, 온라인 수강이 가능한 하버드 교육 강의 ‘Justice’로 세계적인 명사가 되었다. 우리나라에는 2010년에 출간한 정의란 무엇인가?(Justice)가 인문학 베스트셀러로 떠오르며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강호동 등 유명연예인이 자주 언급하는 것으로도 유명한 그가 최근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이란 신간으로 출간했다. 이 책에서 샌델 교수가 이야기하는 것은 현대사회의 시장논리가 사회 모든 영역을 지배하는 것에 대한 문제점이다. 구체적인 사례들을 통하여 시장만능주의에 대하여 경고하며 시장의 무한한 확장을 깊이 고민하고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명명권(Naming Rights)

 필자가 이 책을 여기서 소개하는 것은 제5장 명명권(Naming Rights)때문이다. 샌델교수는 이 책의 5개 쳅터 중 한 쳅터를 명명권에 대하여 할애 하고 있다. 명명권은 무엇인가? 아직 국내에는 생소한 용어지만 스포츠 마케팅을 공부하는 사람들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간략히 말하면 프로스포츠팀 · 경기장등의 명칭에 일정 비용을 지불하고, 후원하는 기업의 명칭 또는 기업의 브랜드명을 붙일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주로 프로스포츠에서 많이 사용된다. 국내에는 타이어전문기업인 넥센이 프로야구팀 히어로스를 후원하여 명명권을 사용하고 있다. 물론 엘지 트윈스나 삼성 라이온스 같은 팀들도 기업의 명칭을 사용하지만 이들의 경우 모기업이 직접 운영을 하는 경우이며, 진정한 명명권을 판매한 프로팀은 히어로즈가 유일하다. 특히 경기장의 명명권을 판 경우는 전무하다. 우리나라의 대부분 경기장은 잠실, 사직, 문학 등 지역명 등을 사용한다. 또한 소유권 역시 대부분 지자체가 가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4대 프로스포츠인 프로야구 · 미식축구 · 프로농구 · 아이스하키는 물론 이외에도 많은 스포츠 종목의 경기장 명명권이 기업에 팔리고 있다. 현재 4대 프로스포츠에서만 100개 이상의 경기장이 명명권을 기업에 판매하였으며, 최근 계약된 뉴욕 메츠  홈경기장의 씨티필드(씨티뱅크)를 포함하여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구장의 체이스필드(체이스뱅크), 시카고 컵스의 리글리 필드(리글리 껌), LA 레이커스 농구 경기장은 스테이플스 센터(스테이플스 오피스용품), 콜로라도 록키스의 쿠어스필드(쿠어스 맥주)등은 우리에게도 익숙한 이름이다.
이러한 명명권은 판매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브랜드가치를 높이는 최고의 광고수단이 되며, 스포츠구단으로는 새로운 수익모델로서 서로간의 윈윈이 가능한 최고의 스포츠마케팅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마이클 샌델 교수는 이러한 명명권이 결국은 스포츠의 가치를 훼손시킬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명명권을 비롯한 대부분의 마케팅이 너무나 상업화 돼가고 있다는 것이다.


 1960년대 샌델교수가 프로야구경기장에 방문했을 때는 시민과 팬, 모두의 축제였다고 한다. 부자도 노동자도 모두 함께 줄을 서서 티켓을 구매하고 모두 함께 즐길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부자들는 적게는 몇배에서 많게는 몇십배의 비용을 지불한 후 전혀 다른 경로로 스포츠를 즐긴다는 것이다. 일반관중과 달리 VIP 전용 출입구를 통하여 입장하고, 지붕이나 유리창이 있는 좌석에서 경기를 관람하며, 티켓을 사거나 얻기 위해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행위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일반 관중들에게는 불이익이 늘어나고 그로인한 상실감은 스포츠의 본질적 가치를 갉아먹을 것이라는 것이다. 샌델 교수에 따르면 스포츠의 상업화는 명명권이나 고급좌석 뿐만 아니라 타자가 타석에 들어서거나 홈에 슬라이딩 할 때 또는 축구의 골이 들어가는 장면까지도 판매하고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뉴욕생명의 후원 조건은 홈에 들어올 경우 화면에 뉴욕생명의 로고가 나가며, 아나운서는 반드시 안전하게 홈에 들어왔습니다. 뉴욕생명!이라고 말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직 국내에서 이런 경우를 본적은 없지만 일반 방송 프로그램들의 PPL 광고가 넘쳐나는 걸 보면 우리나라 스포츠에도 곧 도입될 지도 모른다.

 


샌델 교수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스포츠 마케팅도 좋지만 스포츠의 본질을 잊지 말라는 것이다. 스포츠가 스포츠의 본질을 잃는다면 팬들은 발길을 돌릴 것이고 아무리 스포츠마케팅을 잘해도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아직 우리나라의 실정으로 봤을 때 미국의 이러한 이야기는 먼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우리나라의 프로스포츠가 상업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인기가 필요하다. 최근 프로야구가 많은 인기를 얻고 있지만 대부분의 종목이 흥행이 우선이기 때문에 크게 상업화로 가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경기당 7만원짜리 좌석, 1년 단위로 계약하는 스카이박스나 프리미엄 좌석이 생겨나고 있다. 이러한 추세라면 언젠가 홈에 슬라이딩할 때 ‘홈인! 지금의 홈인은 한국생명에서 후원하였습니다’라고 말해야 할 수도 있다. 이러한 프로스포츠의 상업화가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는 알기 어렵다. 따라서 우리는 미국의 상업화를 주시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적용하려는 시도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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