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임성철(원종고등학교 교사)


 

 

“학생선수들이 모든 정규수업에 참여한다고 해서 그들을 공부하는 학생선수라고 할 수 있을까? 그들은 수업시간에 제대로 공부를 하고 있을까? 피곤해서 졸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들은 진정으로 주어진 수업시간에 학습하고 있는 것일까? 혹시 모든 정규수업에 참여하면서 대회 실적이 떨어지면 어쩌지? "  

(필자의 박사학위 논문에서)

 

 

 

대한민국 엘리트 체육은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2004년 아테네 올림픽 9위,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7위, 2008년 북경올림픽 7위, 2010년 벤쿠버 동계올림픽 5위, 2012년 런던 하계올림픽 5위 등 세계적인 스포츠 빅 이벤트에서 전 세계인들을 놀라게 하는 성적을 내고 있다. 그래서 세계 속에서 "스포츠 강국 KOREA“라는 강력한 이미지를 심어주었다. 이러한 엘리트 체육의 놀라운 성과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체육특기자로 학습권과 행복권을 충분하게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운동하는 기계’로 내몰아져서 혹독한 훈련을 받고 있는 학생선수들의 피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한국 스포츠의 기적을 일구어 내었던 한국의 엘리트 체육이 출산율 하락 문제로 야기된 선수자원의 감소와 학교 운동부의 폭력 및 학습권 침해 등의 문제가 여론의 주목의 받게 되면서 큰 위기에 봉착하게 되었다. 점차 학부모들이 학습권을 보호받지 못하는 학교 운동부에 자신들의 자녀를 맡기지 않고 있다. 우리는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한 이후에 사회에 진출해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살아가는 스포츠스타들의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선수활동이 이후의 삶을 준비시키지 않는 학생선수들의 지도자들에 대한 불신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엘리트 체육의 선수자원이 감소하는 것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엘리트 체육의 지도자들이 과거에 학생선수들로 하여금 ‘운동하는 기계’로 만들었던 것을 반성하고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는 학생선수들을 만들어가기 위한 각오를 새롭게 해야 잃어버린 국민적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것이다.

 

필자는 원종고등학교에서 2010년과 2011년에 사격부 감독을 하면서 학생선수들이 실질적으로 학습을 하도록 하는 방안들을 모색하였다. 모든 정규수업의 참여, 일요일 운동금지, 학습상담의 실시, 정기고사 기간에 훈련 금지, 학생선수 학습도우미제의 실시 등이 바로 그 방안들이었다. 필자는 본 지면을 통해서 학생선수 학습도우미제에 대해서 소개를 하고자 한다.

 

필자는 학교의 사회봉사부장의 협조를 얻어서 학생선수 학습도우미 학생들에게 교내 봉사활동 시간을 부여할 수 있도록 하였다. 필자는 학생선수들에게 학급에서 학업성적이 우수하면서 학생선수들과 친한 학생들 중에서 학습도우미를 개인 당 2명씩 해당학생의 동의를 얻어서 정하도록 하였다. 필자는 학생선수들이 추천한 학생선수 학습도우미 학생들을 불러서 학생선수 학습도우미 봉사활동을 실시하는 취지를 설명했다. 그리고 공식적인 교내 봉사활동시간이 주어진다는 것도 설명했다. 그 봉사활동은 실제로 활동한 시간에 따라 다르게 주어진다는 것도 설명했다. 필자는 학생선수 학습도우미들이 학생선수들을 위해서 할 일을 정리한 것을 프린트해주었다. 8명의 학습도우미들은 학생선수와 친하면서 공부도 잘하는 학생들이다. 결국 2011년 초에 4명의 사격부 학생선수들을 위한 8명의 학생선수 학습도우미가 선정되었고 그들의 활동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학생선수의 학습도우미의 역할>

1. 학생선수 대회 출전 시 학습 유인물 챙겨주기.

2. 수업 핵심사항을 설명해주기.

3. 정기고사 전에 시험범위 알려주기.

4. 수행평가 정보 제공해주기.

5. 교과서 및 노트에 필기한 내용을 보여주고 설명해주기.

6. 사격부 감독에게 학생선수의 수업태도를 알려주기.

7. 수업시간에 학생선수가 졸지 않고 수업에 집중하도록 도와주기.

8. 하루에 최소한 10분 이상 학생선수의 학업에 도움을 주기.

 

 

필자는 학생선수의 학습도우미들이 이러한 역할을 잘 감당하는 지를 학생선수들을 통해서 파악했다. 그리고 학생선수들이 실제로 수업시간에 진지하게 수업에 참여했는지를 학습도우미들을 통해서 파악했다.

 

 

“학습도우미들은 항상 적극적으로 설명해주면서 좀 더 쉽게 예를 들며 알려줍니다. 솔직히 영어도 열심히 수업을 들으면서 필기도 하지만, 졸릴 때가 많아요. 하지만, 최대한 깨어 있으려고 하고 짝꿍 책을 보기도 합니다. 독서, 사회문화는 가끔 점심을 먹고 수업할 때는 졸 때도 있어요. 학습도우미 친구들이 종종 깨워주기도 해요.”  (학생선수 정OO) 
 
학생선수의 학습도우미들은 당시 필자가 예상한 것보다 더 적극적으로 학생선수들의 학업을 도와주었다. 학생선수들과 그들의 학습도우미들은 교실에서 수업내용, 수행평가, 정기고사에 대한 대화와 토의를 하는 기회가 자주 생겼다. 이것은 학생선수들의 학력신장은 물론이고 학생선수들이 그들만의 세계에서 벗어나 일반 학생들과 학교생활을 공유하며 인간적 관계도 가깝게 되는 결과로 연결되었다. 학생선수들은 학습도우미 뿐만 아니라 같은 반의 다른 학생들과도 학업과 관련한 서로 가르쳐주고 배우는 경험으로 확대되기도 했다. 교과목에 따라서는 학생선수가 일반학생에서 수업내용을 설명해주기도 했다. 2011학년도 1학기에 내가 학생선수를 위해서 처음 시작된 학습도우미제는 2011년 2학기부터 일반학생들에게도 확대되어 1, 2학년 모든 학급에서 실시하고 있고 학습도우미로 활동하는 학생들은 학교로부터 봉사시간을 부여받고 있다(임성철, 2012).


2011년에 처음 시작된 원종고 사격부 학생선수를 위한 학습도우미제도는 감독이 바뀐 2012년 현재에도 새로운 감독에 의해서 계속 실시되고 있다.

 

 

 

 

 

참고문헌
임성철 (2012). 고교 운동부 감독의 공부하는 학생선수 만들기 실천과정. 박사학위 논문. 연세대학교 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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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자는 현재 원종고 체육부장이다. 2년동안 담당했던 사격부 감독의 자리는 후배 체육교사가 물려받아서 이끌고 있다. 후임 감독도 공부하는 학생선수를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2012년에 새롭게 학생선수 학습도우미도 선발했다.
    그러나 올해는 공부하는 학생선수를 만들어가기가 너무도 어려운 상황이다. 필자가 감독을 하던 2010-2011년에는 올해처럼 시합으로 인한 수업결손이 크지 않았다. 런던올림픽때문에 예년의 일정과는 다르게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올해는 시합일정이 학생선수들이 공부를 병행하기를 매우 힘들게 만들었다. 연간 7회 내외의 전국대회 및 경기도를 참여하면서 일정도 과거 주말 중심에서 평일위주로 진행되게 되면서 학생선수들은 학업에 어려움을 갖고 있다.
    대회 일정을 학생선수가 학업을 어느 정도 유지할 수 있도록 결정해야 하는데, 실제는 그렇지 못하다. 필자와 현 감독은 이 부분을 너무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

  • 야구, 축구 종목에서 다소 변화가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대다수의 종목에서 학생선수들은 '운동하는 기계'로 내몰리고 있다. 이렇게 내몰고 있는 당사자는 대부분 교육청 장학사, 체육교사 운동부 감독, 관리자, 학부모이다. 좀 더 획기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