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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의 꽃, 선수들에게 바란다.

 

 

글/박현애(이화여자대학교 및 동대학원 강사)

 

 

         뜨거운 태양이 수그러드는 저녁이 되면, 런던올림픽에 대한 국민의 열정이 한낮의 열기를 대신했다. 모든 국민들이 더위와 피로를 잊고 텔레비전 앞으로 몰려 앉아 선수들의 도전과 노력의 소산들에 박수를 보냈다. 지구촌 문화축제로서 각국에서 출전한 세계 정상급 선수들의 도전과 노력, 경이에 가까운 탁월한 플레이를 보며 올림픽을 만끽했다. 그러나 의혹을 만들어내는 심판의 판정(실수 혹은 편파판정), 경기 운영의 미숙함, 올림픽과 무관한 논란을 일으키거나 올림픽 본질을 흐리는 보도행태 등 런던올림픽은 관심만큼이나 하루가 다르게 떠들썩했다.

 

수많은 이슈들 틈에서도 올림픽을 가능하게 하고 이야기를 만들어 내며 스포츠를 보다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각 국에서 출전한 선수들이다. 흔히 올림픽의 꽃을 마라톤이라거나 육상이라며 특정 종목들을 언급하지만, 진정한 올림픽의 꽃은 올림픽에 출전한 세계 정상급의 모든 선수들일 것이다. 국가대표로서 긍지와 사명감을 가지고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은 개인의 영광에 그치지 않고 국민의 뜨거운 열정에 화답하기 위해서 더욱 열심히 경기에 임한다.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 가운데 몇몇은 메달권에 진입하여 영예를 얻고, 또 몇몇의 선수는 아쉬운 패배를 경험하기도 한다. 또 다른 선수들은 의미 있는 참가에 의의를 두며 경주한다. 올림픽에 출전한 모든 선수들이 승리를 갈망하지만, 현실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때 승리는 소수에게만 허락되어있다. 노력의 양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도구가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노력한 만큼의 적절한 대가가 주어지면 좋겠으나 인간사가 그렇듯이 성실과 노력은 기본이고 결과는 하늘에 달려있지 않은가.

 

 

ⓒ대한체육회

 

 

준비한 자에게만 찾아온다는 승리의 여신을 생각하며 선수들은 피와 땀으로 올림픽을 준비한다. 그러나 변덕에 가까운 승리의 여신 니케의 잔인한 장난에 허무함을 경험하기도 하고, 신도 어쩔 수 없는 판정의 시비에서 절망하고 주저앉기도 한다. 스포츠정신, 옳음에 대한 가치를 배우는 대신 세계연맹과 협회 등의 거대한 조직의 힘 앞에서 다중의 상처를 받기도 하고, 일방적인 매체의 조명에 마음을 다치기도 한다. 참가 자체로 자신의 한계,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지만 승리와 무관하면 자신 아닌 타인은 의미도 관심도 두지 않는다. 체력이 고갈되어 쥐어짤 듯 경기에 임해도 ‘헝그리 정신의 부재’, ‘배가 불렀다’는 비난이 정신마저 고갈 시킨다. 몇몇의 메달을 획득하지 못한 선수들이 SNS와 인터넷 댓글을 통해서 욕설의 대상이 되고 급기야 경기에서 졌다는 이유로 죄인이 된 것 같다(스포츠 동아, 2012년 8월 9일)고 하니 그들에게 올림픽에서의 패배는 쓰디쓴 아픔만 될 것 같아 우려된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나, 스포츠에서는 운이 작용한다는 알레아(aléa)라는 특징은 차치하더라도 스포츠에서는 경기에 승리한 선수가 있으면 당연히 패한 선수도 존재한다. 전 세계 상위 3위까지의 선수를 선발하는 과정에서 메달권을 제외한 다른 선수들은 패배자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승리한 선수가 받아야 할 영예와 관심은 당연하다. 그러나 경기에서 진 선수들에 대해서 관중과 매체가 자신의 시점에서 중심적인 판단을 하거나 폄훼하는 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당연할 수 없다.

 

선수들에게 있어 가치가 덜한 노력이 있을까, 그러니 메달이나 메달의 색깔로 그들의 노력 정도를 가늠할 수도 없을 것이다. 나아가 승리한 사람의 정신력이 패한 선수보다 항상 강한 것도 아닐 것이다. 인간에 의해 인간이 행하는 스포츠가 금, 은, 동메달의 물질을 획득했는가로 인간의 숭고함을 대신할 수는 없는 일이다. 올림픽을 지켜보는 우리들이 올림픽 기간 동안 기쁨과 환호를 주었던 선수들로 행복했다면, 메달을 획득하지 못한 선수들에게는 그래도 잘했다고, 당신은 이미 훌륭하다고 대가없이 받은 행복을 돌려줄 수 있어야 하겠다.

 

 

런던올림픽의 개막식 선수입장의 장면을 기억한다. 승리를 다짐하며 기대와 설렘, 기쁨에 웃음 가득한 얼굴들이 가슴속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선수들이 경기를 마치고 돌아올 때에는 결과를 떠나서 의미 있는 경험이었고, 하나의 즐겁고 소중한 훈련이었다고 생각하며 돌아오길 바란다. 개막식에서의 기대와 설렘 대신 올림픽이 아니면 얻을 수 없었던 충만한 경험을 기쁨으로 새기고 돌아와 이후 스포츠 인생의 또 다른 개막을 시작하길 바란다. 그래서 올림픽 개막식 때와 같이 웃는 얼굴로 환향하기를 바란다. 이러한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 올림픽에 대한 유종의 미로서 우리가 마지막으로 가져야할 열정일 것이다. 우리가 주목했던 올림픽, 스포츠, 선수들에 대한 관심과 시선을 건강하게 만드는 시작이 될 것이다.   

 

 

 

ⓒ 스포츠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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