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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 마라토너 정진혁, “수 억원의 계약금보다는 평생직장”

 

간판 마라토너 정진혁, 삼성 입단제의 뿌리치고 한전과 계약
육상계, “신선한 충격…선수들 장래 위해 바람직한 선택”

 

 

 

 글 / 이종세(스포츠동아 이사)

 

 

 

 

 

거액의 계약금보다는 평생직장을 택했다. 

 

2012 런던올림픽 남자 마라톤 국가대표 정진혁(22 ‧ 건국대 4년)이 수 억 원의 계약금을 제시한 삼성육상단의 제의를 뿌리치고 최근 계약금 없이 4천만 원의 연봉만 주는 한국전력 육상단(단장 ․ 신창환)과 입단계약을 체결, 육상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해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09분28초의 기록으로 전체 2위(국내 1위)를 차지, 지영준(31 ‧ 코오롱 ․ 2시간08분30초)에 이어 국내 현역선수 랭킹 2위에 오른 정진혁. 그는 지난해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이어 올 서울국제마라톤에서도 국내선수 1위를 지켜 사실상 한국마라톤의 간판스타로 자리매김했다.


 때문에 이봉주의 은퇴로 전력에 공백이 큰 삼성육상단을 비롯 코오롱 등 실업팀들이 작년부터 정진혁의 영입을 위해 많은 공을 들여왔다. 하지만 스카우트 비용이 한 푼도 없는 공기업 한전의 경우는 언감생심 정진혁의 영입을 꿈꿀 수도 없었다. 한전은 규정상 삼성, 코오롱 등 실업팀처럼 스카우트 비용이 없어 아예 고졸 출신만 뽑고 대졸 선수의 영입은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었다.


1962년 4월에 창단, 50년 전통을 지닌 한전육상단은 이상훈, 이창훈, 이명정, 유명종, 김차환, 최경렬, 김재룡, 백승도 등이 1960년대부터 1990년대 까지 한국마라톤을 호령했으나 코오롱과 제일제당 동양나일론 등 실업팀이 창단되면서 밀리기 시작했고 2000년대에는 재벌 기업 삼성이 육상단을 창단하면서 더욱 위축, 겨우 명맥만 이어왔다. 이는 회사 사정상 몇 천만 원에서 수억 원에 이르는 선수 스카우트 비용을 마련할 수 없어 우수선수를 뽑지 못했기 때문. 다만 장점이라면 공기업이어서 선수은퇴 후에도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계속할 수 있는 것을 들 수 있다. 그러나 황금만능주의, 배금주의의 풍조가 만연한 요즘 세태에 평생직장보다는 당장 몇 억 원의 계약금을 받기위해 많은 우수선수들이 한전 같은 공기업보다는 삼성 등 실업팀을 선호해왔다.

 

 

 지난해 3월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09분28초의 기록으로 전체 2위(국내 1위)를 차지한

정진혁이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스포츠동아 제공>

 

 

삼성육상단 작년부터 계약금 3억원 제의…연봉 4천만원의 한전에 입단 
사실 삼성육상단은 지난해 3월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05분30초의 최고기록을 보유한 모로코의 압델라힘 굼리(36)와 접전을 벌이다 17초차로 2위에 머문 정진혁에 대해 3억 원의 계약금을 제시하며 입단을 권유했었다. 지난 2000년 6월 코오롱팀을 이탈한 이봉주 선수와 오인환 감독 등 코칭스태프를 패키지로 영입해 육상단을 창단했던 삼성은 이번에도 정년을 앞둔 황규훈 건국대감독을 함께 받아들이기 위한 작업을 병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작 본인인 정진혁의 생각은 달랐다. 우선 3억 원이란 거액의 계약금을 받고 삼성에 입단했을 경우 각종대회에서 성적을 올려야하는 부담감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고 무엇보다 현역 은퇴 후 안정적인 직장을 보장받을 수 없기 때문이었다. 2009년 삼성에서 은퇴한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를 비롯 많은 삼성 육상단 출신 선수들이 현역에서 물러난 뒤 마땅한 생업을 찾지 못한 것을 눈여겨보았던 것이다. 고민하던 정진혁은 자신의 진로 결정을 아버지 정범석씨(58 ․ 충남 예산군 광시면 서초정리)에게 위임했고 아들의 의중을 꿰뚫은 정씨는 수소문 끝에 지난 4월경 58세까지 정년이 보장되는 한전육상단에 아들을 입단시키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13일 정진혁은 계약금 없이 연봉 4천만 원을 받는 조건으로 한전과 입단 계약을 체결한 것.

 

 

정진혁 부친, “거액의 계약금은 선수에 부담…은퇴 후 평생직장 보장도 안돼” 
 정범석씨는 “내 입장에서는 진혁이가 마음 놓고 훈련할 수 있는 팀을 찾아야했다. 거액의 계약금을 받고 부담스러운 선수생활을 하다 은퇴하면 갈 곳이 없는 것보다 평생직장을 찾다 보니 한전으로 가게 됐다.”며 “진혁이가 고교시절에도 한전이나 조폐공사를 가고 싶다고 했었다.”고 설명했다.


 한전육상단의 최경렬감독은 “우리는 사규상 그동안 선수들에게 단 한 푼의 계약금도 줄 수 없어 고졸유망주만 선발, 현재 7명의 선수가 있는데 전혀 예상치 않았던 진혁이가 입단해 육상단 전체가 상당히 고무돼있다.”면서 “스포츠에 관심이 많은 김중겸 한전사장님이 육상단 사기 앙양을 위해 힘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진혁의 한전육상단 입단과 관련, 육상계는 “실업팀이 50개가 넘어 우리나라보다 마라톤 저변이 넓고 수준도 한 단계 위인 일본의 경우 대졸 선수들이 거의 평생직장으로 진로를 결정, 은퇴 후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면서 “정진혁이 계약금 욕심을 버리고 공기업으로 간 것은 후배들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선택이다.”고 평가하고 있다.       

 

 

 

 

ⓒ 스포츠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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