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김학수(한체대 스포츠언론정보 연구소장)

 

 

        지난 30년간 스포츠 미디어 환경은 크게 변화했다. 대학 졸업 후 스포츠 전문 기자로 처음 활동할 때인 1980년대 초반만해도 신문과 방송이 스포츠 미디어의 대표적인 매체였다. 당시 스포츠 정보를 접하기 위해선 직접 경기장을 찾아가거나, 신문과 방송의 보도를 활용해야만했다. 극히 일부만이 경기를 현장에서 즐길 수 있었고, 대부분이 신문과 방송에서 보도하는 스포츠 컨텐츠를 이용했다. 스포츠 정보의 유통 통로가 이처럼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신문과 방송의 영향력은 절대적이었다.

 

저녁 무렵, 술자리에서 거나하게 취한 젊은이들이 일련의 스포츠 정보를 놓고 서로 자신들이 맞다며 ‘내기 대결’을 벌이다가 기사마감이 한창인 신문사 편집국으로 전화를 걸었던 일이 많았다. 정확한 정보를 전해주면 “와, 내가 맞았다”며 좋아하는 육성이 전화선으로 타고 들려왔다. ‘신문에서 보았다’면 모든 것이 통하던 시절이었다.

 

정보를 독점하던 신문과 방송은 일종의 권력기관과 다름없었다. 권력의 ‘제 4부’라고 했을 정도로 언론의 사회적 영향력은 엄청나게 컸다. 언론의 힘에 매료된 대학생들은 인기가 높은 언론사 입사를 위해 수백대 일의 경쟁을 뚫어야했다. 입사시험을 ‘언론고시’라고 불렀을 정도였다. 기자 최종 합격자 명단이 신문 1면에 발표됐을 때의 짜릿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히 남아있는 것은 특별한 선택을 받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스포츠 기자들도 정치, 경제, 사회, 문화부와 마찬가지로 대부분 서울의 유명 대학 졸업자가 대부분이었다. 스포츠 기자가 되기 위해 체육 전공학생이 상식, 국어, 영어, 논술 등으로 이루어진 입사시험을 통과하기가 매우 어려웠던 시절이었다. 실제로 당시 체육학과 출신으로 스포츠 기자를 했던 이는 극히 드물었다.

 

 

 

30년 후 오늘날 스포츠 미디어의 모습은 어떠한가? 변해도 너무 많이 변했다. 뉴미디어의 등장으로 신문과 방송이 ‘언론의 황제’ 자리에서 이미 밀려난지 오래다. 신문의 시대는 이제 끝났다고 하며 방송도 점차 영향력을 상실해 생존의 몸부림을 벌이고 있는 모습이다. 다매체, 다채널 시대가 가져온 변화상이다. 1990년대 이후 인터넷과 모바일 등을 활용한 뉴미디어가 계속적인 확산양상을 보이며 신문과 방송을 이미 추월했다. ‘종합 정보 유통회사’라고 할 수 있는 네이버, 다음 등 포털 사이트들은 신문과 방송의 매출을 훨씬 넘어섰다. 네이버의 경우, 1등 신문 조선일보와 1등 방송 KBS의 매출을 합친 것보다 매출이 월등히 많다.
 
이 같은 뉴미디어의 강세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신문과 방송 이용자들이 점차 줄어들고, 뉴미디어 이용자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에서 이를 잘 알 수 있다. 오늘날 10대와 20대  젊은이들은 신문을 거의 보지 않고, 방송도 일부 엔터테인먼트 프로와 스포츠 프로 등만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페이스북, 트위터, 아이팟, 인터넷 TV 등을 통해 음악과 스포츠 등을 즐기며 뉴미디어에 크게 의존하는 것이다.

 

변화된 미디어 환경은 스포츠 미디어 형태도 바꿨다. 신문은 뉴미디어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온라인 뉴스서비스를 크게 강화하고 오프라인인 신문 부분의 영역을 크게 축소시켰다. 이러한 변화는 기자의 인적 자원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매출 감소로 신문 부분이 축소돼 전체적인 기자수도 많이 줄었다. 스포츠 신문의 경우 전성기 때 200여명이던 기자들은 50여명 안팎으로 줄어들었다. 종합지의 경우도 뉴미디어에서 쏟아내는 각종 스포츠 정보 등의 영향으로 스포츠 취재기자들의 비중이 예전만 못해 점차적으로 인원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다.

 

방송의 경우도 점차적으로 이용자들이 줄어들고 케이블 TV, 인터넷 TV 등으로 이용자가 대체되면서 영향력을 잃어가고 있다. 방송 스포츠 취재기자와 제작진도 이러한 변화의 파도에 휩쓸려 갈 수 밖에 없다. 앞으로 이용자들의 관심이 뉴미디어에 쏠리게 되면 기존 방송체계도 큰 변화가 불가피하다. 

 

이같은 신문과 방송의 대내외적 변화는 다양한 전문 인력풀의 필요성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체육계열 대학생들에게 높은 벽이었던 언론사 진출의 문호가 크게 열리게 된 것이다. 신문과 방송의 시대에서 벗어나 다매체, 다채널 미디어 환경에서 전문성을 확보한 체육계열 전공학생들의 활용도가 아주 높아졌다. 기존 신문과 방송뿐만 아니라 OSEN, 마이데일리, 조이뉴스, 노컷뉴스 등 온라인 미디어가 많아져 미디어에 관심이 많은 스포츠 전공학생들에게 좀 더 넓은 기회가 주어지게 되었다. 스포츠 리포터, 카메라 취재기자는 물론 스포츠 라이터, 인터넷 스포츠 방송 제작자, 스포츠 방송 전문 해설자, 스포츠 미디어 웹 디자이너 등 다양하게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렸으며, 실제로 이러한 부분으로 이미 진출해 있다. 파워블로그, 미니 홈피, 1인 미디어 등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체육 전공 학생들에게 더 없이 좋은 여건이다.

 

예전에는 신문과 방송 기자가 되기 위해서는 어려운 입사시험을 통과해야 했지만 이제는 전문성만 충분히 갖추면 각종 뉴미디어에서 활동할 수 있는 스포츠 전문직으로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체육인재육성재단에서 스포츠 미디어 아카데미를 올해 처음으로 운영하고 다양한 미디어 인턴십을 운영하고 있는 것도 체육전공 학생들이 미디어로 진출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한국체육대학교가 체육인재 육성재단과 공동으로 운영하는 스포츠 미디어 아카데미의 경우 1기 교육과정 30명 모집에 90명이 몰려 3대1의 높은 경쟁률을 보여, 체육 관계자들의 미디어에 관한 높은 관심을 보여주었다. 미디어를 통해 말하고, 듣고, 쓰며, 분석하는 전문성이 가미된 다양한 역량을 과시할 수 있는 능력이 뛰어난 스포츠 관계자들이 많다는 반증이다. 

 

스포츠 미디어, 이제 체육 전공 대학생들에게도 한번 도전해볼만한 분야가 됐다. 스포츠 미디어 분야를 전공하는 학자로서 학생들에게 “신문과 방송 뿐 아니라 뉴미디어의 세계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라. 그러면 기회는 열릴 것이다”고 강조하고 싶다. 앞으로 스포츠 미디어 시장은 마당이 넓고 할 일도 많다.

 

 

 

 

ⓒ 스포츠둥지

 

 

 

 

 

Comment +3

  • 체육을 전공하는 젊은이들에게 상당한 도전을 줄 만한 내용이군요! 감사합니다!

  • 체대출신 2012.08.14 10:57 신고

    체대 출신으로 위에 언급된 매체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본문 내용중 어떻게 취업을 해야 할지를 언급해 주시시 않으셨네요.
    그저 새로운 미디어가 나왔다고 전망이 밝다고만 하신 것 같은데.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제가 입사할 당시도 그렇고 현재의 상황도 그리 좋은편이 아닙니다.
    오히려 저 같으면 후배들이 이 길로 들어오는 것을 말리고 싶습니다.
    더 정확한 판세를 판단 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