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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축구협회의 야심작 The FA WSL (Women’s Super League)

 



                                                                                            글/홍은아(러프버러대학교 ph.D)


여자축구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나라 중 하나인 미국에서조차 여자축구 프로화는 쉽지 않아 보인다. 2009년 새로운 이름으로 모습을 드러낸 US Women’s Pro Soccer (WPS) 가 팀 해체 등으로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는 것 (WPS는 8팀 이상으로 리그를 진행하는 규정이 있지만 2011년에는 6팀만이 참가했고 신생구단 매직잭은 한 시즌만에 해체되었다.) 등 넘어야 할 산은 끝이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EPL(English Premier League)이 있는 잉글랜드에는 여자 프리미어리그가 있을까? 답은 물론 ’있다’ 이다.

하지만 그 위상과 인기는 남자 축구와 비교가 되지 않기에 The FA는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2011년 4월 The FA Women’s Super League (WSL)를 창설하기에 이른다. 아일랜드 방송사 Setanta의 파산 등의 문제로 한 시즌 늦게 태동한 WSL은 한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다음 시즌을 준비중이다. 리그의 성공을 왈가왈부 하기에는 너무 이른 것이 분명하기에 현 시점에서는 잉글랜드 축구협회(The FA)가 여자축구
흥행을 위해 내어 놓은 고심의 흔적들을 살펴보려 한다.
 


The FA는 수 년 동안 여러 국가, 리그의 사례 분석을 하면서 특히 미국의 실패를 충분히 검토하여 어떻게 잉글랜드에 장기간 지속할 수 있는 최상위리그를 확립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했다.
또한 단순히 한 리그를 벤치마킹하는 것을 지양하고 잉글랜드 축구 문화와 상황에 맞는 ‘현실적이고도 고무적인’ 여러 계획들을 밝혔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차근차근 구단, 리그의 자생력을 높이고 오래 생존할 수 있는 리그를 만들어 여자축구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독자적인 흥행을 이루겠다는 계산이다. 또한 남자축구 구단 및 지역사회와의 파트너쉽을 구축하며 잉글랜드에 적합한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이다. The FA에서는 기존에 있던 여자 프리미어리그 팀에서 WSL로의 진출을 원하는 팀들의 신청을 받았고 재무구조, 홈경기장 상태 등의 엄격한 조건을 충족하는 8개의 팀을 선발, 2년간의 자격(licensing)을 부여했다. 8팀은 아스날, 버밍험, 브리스톨, 첼시, 동카스터, 에버튼, 링컨, 리버풀이다.


잉글랜드 여자축구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가 100명 이상의 관중을 끌어들이기 힘들었다는 점이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The FA에서는 여자축구를 남자축구와 같은 시기에 치루는 것은 경쟁력이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여 ‘시즌’을 과감하게 변경한다. (축구는 겨울에, 크리켓은 여름에 하는 스포츠라는 인식이 뚜렷히 잡혀있고 ‘변화’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잉글랜드 사람들에게 큰 결정이였음에 틀림없다!) 그렇게 해서 WSL은 남자축구가 종반으로 치닫는 4월에 시작해 여름까지 진행되는 것이다. 이는 방송으로 중계, 노출되는 횟수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실제 ESPN에서는 생방송,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을 편성하며 여자축구 흥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축구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도 여자팀들은 프리미어리그 팀 조차 전용구장이 없기 때문에 남자 세미프로 팀의 경기장을 일요일에 빌려 쓰는 것이 대부분이다. 토요일에 남자팀들이 뛴 축구장 잔디는 푹푹 파인 것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장면이었고, 12-2월에는 한파로 경기장이 얼고 갈라지기에 부상위험이 커질 뿐 아니라 축구의 질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였기 때문이다. 또한 대부분의 여자축구 관계자들이 실제 지도자를 하거나 아마추어 선수로 뛰고 있는데 이들이 WSL을 관람하거나 시청하게 하기 위해서는 시간 변경이 최선의 방법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그 외에 짚어볼 부분에는 WSL가 프로리그가 아닌 세미프로리그라는 점이다. 일부 FULL TIME 선수들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선수들은 직업을 가지고 PART TIME으로 축구를 하는 구조이다.
또한 막대한 금액의 중계권, 스폰서와 계약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WSL에서 The FA가 가장 큰 투자자 (investor, 초기 3백만 파운드 투입) 역할을 하고 장기적으로 남자구단 (첼시, 아스날, 리버풀, 에버튼 등), 지역 기업 파트너들과의 프로그램 등을 통해 각 구단들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국 WK리그에서 시행되고 있는 드래프트 시스템은 없으며, 구단은 4명의 선수 이상에게 20,000 파운드 이상의 연봉 (약 3,600만원)을 지급할 수 없다는 조건이 있다. 8팀에 기량이 좋은 선수들이 골고루 포진해 팀간 수준차를 최소화하는 것이 리그의 흥행에 도움이 된다는 계산이다. (샐러리캡 도입 여부는 향후 다시 논의될 예정이다) 비유럽 선수의 경우에 구단에서 work permit을 요청해 받아야 하는 것을 제외하고 외국인 선수 영입에 있어서는 다른 제한이 없다.

4-5년이 지난 후 아니 10년 후에도 WSL이 존재하기를 희망해 본다. The FA에서 제시한 리그의 성공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은 관중 수, 시청자수, 미디어에 얼마나 여자축구 위상을 격상시켰는지, 최고기량을 갖춘 선수들의 유출 방지 (이전에는 영국 출신 선수들이 미국, 스칸디나비아 등으로 나가 기량을 펼쳤다), 리그의 경쟁력 향상 등이다. 이를 위해서는 미디어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할 것이며 ESPN과의 파트너십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여자축구가 재미있는 스포츠라는 인식을 시청자들에게 최대한 빨리 심어 주는 것이 과제일 것이다. 축구=남자 스포츠라는 공식이 여전히 강하게 지배하고 있는 잉글랜드에서 WSL이 성공하게 된다면 이는 세계 여자축구에 또 다른 희망을 심어주는 일이 되리라 확신한다.



                                                                                                                               ⓒ 스포츠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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