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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디폴트위기에서 올림픽 유산을 지켜내야 한다.

 



                                                                                           
                                                                                    글/오화석(중앙대학교 법학전문 대학원)

19998월의 어느 뜨거운 여름날, 지중해의 아테네는 아침 7시부터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눈부신
햇살이 비친다
그래도 그리스는 참 살만했다. 물가도 비싸지 않았다. 아테네에서 고대 올림피아까지 야간버스를 타고 갔는데 우리돈으로 당시에 2만원이 채 되지 않았다. 5시간 거리였는데도 말이다.
사람들은 다혈질이다. 운전하다가도 욱하면 차세우고 버스기사든 택시기사든 가릴 것없이 한바탕 싸우고, 거기에 승객들도 거든다. 특유의 손바닥 제스쳐도 있다. 그런데 정은 참 많은 사람들이다.
어찌보면 한국사람들 같다.

이런 그리스가 연일 디폴트 위험에 시달리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를 한바탕 겪은 우리로서는 남의 일같지 않은 관심을 기울일 수 밖에 없는 것이 베이징 나비의 날개짓이 멕시코만의 허리케인을 가져온다는 나비효과 얘기만큼이나 그리스의 경제상황으로 우리의 주가와 환율이 요동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스의 문제점은 아마도 이 네가지로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 No산업

발칸반도에 위치한 구유고연방 국가들이 최근에는 슬로베니아를 위시하여 다수가 유럽연합에 가입하였다. 이 들 나라를 지나다 보면 유난히 포도밭이 많다. 보스니아에서는 (아직 유럽연합가입국도 아닌데) 유럽연합에서 기후와 토양에 맞게 포도주양조산업을 프로젝트로 진행한다고 했다. 유럽 연합 차원에서 공장과 산업을 재배치하는 동안, 유럽연합내에서도 저임금노동자들이 고임금을 지급하는 국가로 이동하는 소셜덤핑(Social Dumping)이 진행되었고, 그러다 보니, 국내소비재 산업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잃어 그리스는 산업이 남아 있지 않다. 그리스의 소매점은 이미 프랑스계 carrefour 의 패권으로 넘어간지 오래다.

2. 고물가

2001.1.1일자로 그리스는 유로화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명목상 그리스 화폐단위인 드라크마는 남아있다 그러나 고정환율제도로 340.75 드라크마가 1유로로 고정되어 유로화만 시장에서 통용된다. 그런데 슈퍼마켓에서의 물건값이 유로화로 매겨지면서, 1유로, 2유로처럼 계산이 편한 가격으로 소리소문없이 바뀌어 전체적으로 물가가 2-3배 폭등하는 양상이 전개되었다. 99년도와 2000년에 그리스를 방문하고 유로화가 도입된 후 2년이 지난 2003년에 방문했을 때, 갑자기 오른 물건값에 당황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단적인 예가 고속버스비다. 아테네에서 6시간 거리인 이오아니나를 가는데, 버스비로만 65천원을 냈다. 예전에 고대 올림피아를 방문할 때(5시간)에 비하면, 4배정도 오른 셈이다.

3. 관료제

그리스의 근무시간은 낮이 덥기 때문에 보통 7시에서 8시에 업무를 시작하고, 은행처럼 오후 2시에 끝나는 분야도 있지만, 대개 4시전후로 마감을 한다. 행정관료제로 느끼는 피로감은 상상을 초월한다. 필자는 그리스 정부 장학금으로 이오아니나 대학에서 2달간 어학연수를 하고, 이 기간동안 정부로부터 생활비를 받기로 되어 있었다. 도착하자마자 열린 오리엔테이션에서 언제 생활비가 지급되냐고 물었더니, 곧 지급된다는 담당교수님의 답변이 있었는데, 5주가 지나도 감감무소식이었다. 결국은 떠나는 날이 돼서야 학교로부터 용돈을 받았는데, 학교측의 설명은 정부로부터 아직 돈이 안나와 학교재정에서 먼저 지급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담당교수님의 설명이 아마 내년이 되어야 정부로부터 돈이 나올 것이라 했고, ‘이게 그리스라고 했다 .

4. 국방비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김형국 교수는 인구가 15백만인데 국방비 수입으로만 세계5위의 군사비를 지출하는 그리스의 비대칭적 국방재정운영을 지적하였다. (아마 우리나라가 43백만의 인구로 국방비 지출 세계4위권일 것이다.) 그런데 그리스는 분단국은 아니지만, 주변국들과의 국경, 종교 갈등이 있다. 가장 최근의 국경분쟁은 싸이프러스를 두고 그리스와 터키가 충돌하여 싸이프러스는 그리스계의 남싸이프러스와 터키계의 북싸이프러스로 분단되어 있다. 국제사회에서 승인된 남싸이프러스는 유럽연합에 가입했다. 그런데다가 그리스 동쪽 코모티니 주변지역은 모슬렘이 많이 거주한다. 터키와 국경충돌이 일어나면 이들과 국경 밖 터키군이 합세하여 영토를 뺏길까봐 노심초사한다. 그래서 인지 그리스 남자들은 1년간 의무 복무를 해야 하고, 독일이나 이탈리아의 징병제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훈련의 강도가 높은 편으로 알려져 있다. (필자의 두 그리스 친구가 그리스 군대 얘기를 들려주는데, 우리나라 군대 내무반에서 있는 일도 그리스에서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나름 그리스가 고민할 수 밖에 없는 국방비 부담의 지정학적 원인은 여기서부터 배태하고 있다.

그나마 그리스는 터키와의 대결에서 세력균형(Balance of power) 을 찾는 방법으로 1973년 유럽연합에 가입했다. 터키의 유럽연합 가입에 있어서도 그리스는 싸이프러스 문제를 지렛대 삼을 수 있다. 유럽연합의 입장에서도 갈등의 불씨가 상존하는 발칸문제를 특정 정치, 안보공동체의 내부문제로 삼아 갈등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삼는 것이다.

아테네 올림픽 조직위원회 통역봉사자 당시 탁구대표팀과 함께 아크로폴리스에서
(사진 맨 왼쪽이 필자)

그리스정부와 아테네시는
2004년 하계올림픽을 개최하면서 막대한 재정부담을 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떤 다른 나라보다도 올림픽의 발상지인 만큼 그리스에는 올림픽관련 재단및 단체들이 다수 설립 운영되고 있는데 이들 단체의 사업에도 디폴트위기로 직격탄을 맞은 모양이다. 2010년은 재정위기로 IOA(국제올림픽아카데미)중의 Graduate Seminar 가 취소되었다. IOA재정은 IOC와 그리스정부가 부담한다. 이외에 아테네에는 올림픽 휴전센터가, 그리고 IOA 올림픽 교육학 석사과정은 펠로폰네소스 대학에 본부가 있다.

그리스는 현재 대바겐세일중이다. IMF201111월분 집행액 약 80억 유로(110억 달러)가 예정되어 있는데, 11월 중순이면 그리스의 외환보유고가 바닥을 드러낼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이들 바겐세일에 올림픽 관련 문화재나 유적이 개인의 손에 넘어가지 않을까 걱정이다. 이미 19세기에 아테네 파르테논신전의 대리석 조각이 영국 엘긴 경에게 팔려 그 대리석이 지금 대영박물관에 소장되어 있고, 이를 반환하기 위한 그리스 정부와 국민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이를 보건대, 국제올림픽위원회가 올림픽관련 유적과 문화재가 개인의 손에 넘어가는 것은 아닌지 관심있게 지켜볼 사명이 있고, 차제에 올림픽위원회의 이름으로 이들 유적에 대한 관리권 혹은 소유권을 받는 것도 올림픽을 영구적으로 보호, 육성하는 차원에서 도움이 되는 일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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