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 선 희(목포대학교 교수)


엘리트 스포츠지도자는 우리가
코치라 부르는 사람이다. 코치는 가르치는 종목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경기력 향상을 최우선의 목표로 삼고 선수들에게 운동을 가르친다. 특히 학교 운동부에서 선수들을 책임 맡고 있는 코치는 운동을 가르치는 일 외에도 많은 일을 한다. 기본적으로 운동 지도를 비롯해서 훈련 계획을 세우고, 훈련과 시합에 지장이 없도록 선수들이 먹고, 입고, 자는 것까지 신경 쓰며 선수와 팀을 관리한다. 이밖에 용기구 관리, 학부모 상담, 선수 스카웃, 각종 대회에서 심판으로 활동하는 등 운동 지도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모든 일을 한다. 훈련 시간 이외에 코치는 선수들에게 친구처럼 다가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함께 보내기도하고, 때론 부모처럼 따뜻하게 선수들을 다독여주기도 하고, 때론 교사처럼 선수를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시키려고 애를 쓴다


                                         두 가지 접근 방식

이처럼 1인 다역을 수행하는 코치는 어떻게 길러질까? 운동에 관심이 있고, 운동을 잘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코치가 될 수 있다! 그렇지는 않다. 일반적으로 코치는 학교에 정식으로 임용되기 이전 보조코치를 먼저 경험한다.새끼코치라는 애칭(?)을 갖고 있는 보조코치는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했거나, 대학 재학 중 또는 대학을 졸업한 선수 출신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선수시절 운동을 지도해 주었던 은사님 또는 선배의 부름으로 코치의 길에 들어선다(편의상 학교에서 정식 계약을 맺고 활동하는 코치와 구분하기 위해 보조코치라는 용어를 붙이고 있는데, 현장에서는 이들 또한 코치로 불린다). 보조코치가 되기 위한 특별한 자격 조건은 없다. 은사님 또는 선배의 부름은 이들이 선수를 지도할 만한 능력을 충분히 갖추었다는 암묵적 인정이며 이는 코치가 될 수 있는 자격인 셈이기 때문이다. 나름대로 자격을 인정받은 보조코치는 지인에게 조언을 구하거나, 책을 찾아보거나, 과거 자신이 배웠던 경험을 떠올리며 코치로서 자신의 일을 준비한다. 때론 일단 부딪치고 본다. 학교에 소속된 코치들은 자신들이 선택한 보조코치에게 틈틈이 코치의 일을 전수한다. 이러한 형태의 전수가 답습과 주먹구구식의 지식 전달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코치에 의해 행해지는 도제식전수는 보조코치가 코치로 성장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통과의례가 되었다.

엘리트 스포츠 현장에서 코치가 되기 위한 과정은 이것 말고도 필요한 것이 하나 있다. 바로자격증이다. 종목에 따라 상황은 다르지만자격증또는 지도자 연수교육 수료를 지도자가 되기 위한 조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대부분이경기지도자자격증을 요구한다. 이 자격 과정은 스포츠과학 중심의 이론과목으로 교육과정을 구성하여 보다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지식을 습득하는데 주력한다. 경기단체에서 주관하는지도자 자격과정이나 연수교육은 종목에 따라 그 내용이 달라질 수 있으나 경기 규칙 및 심판법, 훈련 및 기술 지도법, 운동 상해, 지도자 자질론 등을 대부분 포함하고 있다. 이와 같은 자격증은 코치를 임용하는 교육청이나 학교, 또는 종목에 따라 선택적 또는 의무 요구 사항이다

                                두 가지 접근 방식에 대한 반성

이상에서 살펴본 코치가 되기 위한 과정은 도제식자격증으로 요약된다. 코치가 되기 위한 과정에서 나타난 이 두 가지 접근 방식이 갖고 있는 문제는 무엇일까? 도제식과 자격 취득 과정은 주먹구구식 방식과 지식 위주의 교육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오래전부터 자연스럽게 엘리트 스포츠 현장에서 코치교육의 한 형태로 자리잡은 도제식 방식은 코치가 배워야할 내용들을 주먹구구식으로 전달한다는 문제도 있지만 그 보다 운동이 배고픔을 달래고, 신분을 상승시키고, 국위를 선양하는 수단으로만 보는 생각들, 이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들이 현재의 코치들에게 그대로 전달되기는 것이 더 큰 문제다.엘리트 스포츠 세계에서 운동을 수단으로만 생각해 왔던 과거의 생각들이 그대로 코치들에게 전해진다면 학교 운동부에서 운동을 막 시작하는 어린 선수들의 미래는 여전히 운동만 하는, 운동 밖에 할 줄 모르는 암담한 현실만이 기다리고 있게 된다.

또한 운동을 잘하기 위한 이론 중심의 자격 취득 과정만이 코치가 되기 위한 교육과정이라면 효율성과 효과성에 근거한 훈련과 경기력만을 생각하게 하는 기법적 지식만이 전달될 것이다. 운동이 가진 재미와 즐거움, 오랜 시간을 거쳐 전해 내려오는 운동의 전통과 정신을 배울 수 있는 기회는 여전히 없게 될 것이다. 특히 단기간의 1회성 교육은 이러한 내용을 다루는데 많은 한계를 안고 있다. 코치교육이 이와 같다면 선수들에게 반복적인 훈련을 통한 기술 숙달만을 강조하는 코치를 길러낼 뿐이다. 기능만을 강조하는 코치는 운동의 재미와 즐거움, 그 안에 담긴 전통과 정신은 뒤로 한 채 더 빨리, 더 높이, 더 멀리 뛰는 것만을 중요시하고, 선수는 운동에서 기록 단축과 승리의 기쁨만이 전부인양 받아들이게 된다.

                                           두 가지 접근 방식 다시 보기

엘리트 스포츠에서 바람직한 코치는 선수를 훌륭한 사람으로 길러내는 코치이다. 이러한 코치는 운동 기능은 물론 운동의 전통과 정신을 전수하여 운동생활에서, 일상생활에서, 학교생활에서 훌륭한 운동 기량을 뽐내며 훌륭한 성품을 지닌 학생선수를 길러내는 것을 운동을 가르치는 목적으로 한다. 코치가 이 같은 가치관과 신념을 갖고 가르치는 일을 실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코치교육의 접근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

먼저 도제식 방식에서 가르치고 배우는 것에 대한 전환이 필요하다. 도제식 방식은 오래전부터 장인들이 자신의 기능과 정신을 전수하기 위해 내려오는 방식이다. 장인은 신출내기 기능공에게 자신의 기술만을 전수하려 하지 않는다. 기술이라는 겉모습 안에 담겨진 장인 정신의 전수가 자신의 할 일이며 신출내기 기능공을 또 한 사람의 장인으로 만드는 길이라는 것을 안다. 엘리트 스포츠 현장은 코치를 길러내는 과정에서 도제식 방식의 겉모습만을 가져왔다. 단지 숙련된 코치가 알고 있는 가르치는 방식, 선수를 관리하고 통제하는 방식, 단시간 내에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방식만을 전달하고 답습하는데 급급해 왔다. 현장에서 오랜 시간 운동을 가르치며 선수들과 호흡했던 코치의 내면에 녹아 있는 훌륭한 코칭 철학을 발견하고 전수 받는데 소홀했다. 엘리트 스포츠 현장에서 코치가 되기 위해서 숙련된 코치에게서 가르치는 방식을 배워야 한다면 선수들에게 기술을 빨리 습득시킬 수 있는 방법만이 아닌 훌륭한 성품을 지닌 베테랑 코치의 코칭 철학과 실천적 지식으로 만들어진 코칭 방법을 전수하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 여기에 멘토링, 동료코칭 등과 같은 방법이 좀 더 체계화된 접근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은 지식중심의 교육내용의 전환이다. 자격 연수과정에 기법적 자질(지식과 기능)을 키우는데 필요한 이론 지식만이 아닌 스포츠에 관한 안목을 넓히고 학습자인 선수를 이해하는데 필요한 심법적 자질(감성과 덕성)을 키우는데 도움이 되는 지식도 포함시켜야 한다. 이로써 코치는 운동을 이겨야 만이 그 가치를 인정받는 수단으로써가 아닌, 운동의 재미를 느끼고 운동에 깃든 전통과 정신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게 될 것이다. 요즘 학교 운동부 지도자 직무교육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재교육과정이다. 다양한 주제와 방식으로 교육과정을 구성하여 이루고 지고 있다. 코치교육과정을 준비하고 제공하는 운영자 및 교육자와 코치교육에 참가하는 교육생, 코치들이 기억해야할 한 가지가 있다. 비로 코치는 엘리트 스포츠 분야에서 전문 능력과 자질을 갖춘 전문인이라는 것이다. 스포츠 분야의 전문인들이 모여 재교육을 받는 과정은 새로운 지식 전달, 기존에 알고는 있었지만 소홀히 생각했던 지식 상기, 개인적 경험 나누기가 어우러져 코칭 전문가들만의 노하우가 확장되는 교육 기회로 만들어가야 한다. 과거 기능 전달이나 지식 전달만을 전문으로 했던 교육 방식을 탈피하고 수동적 태도(귀찮음, 낯설음, 지루함 등)에서 벗어나 자신의 경험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고 새로운 지식을 만들고 정보를 공유하는 학습의 장이 되어야 한다.

앞에서 코치를 양성하는 접근 방식의 문제점들을 살펴보면서 훌륭한 선수를 길러내는 코치교육이 되기 위한 방식을 제안하였다. 이는 운동의 재미와 즐거움을 체험하며 운동의 전통과 정신을 존중하고 실천하는 선수를 길러낼 수 있는 코치를 양성하기 위함이다. 이처럼 코치교육이 변화된다면코치는 훌륭한 선수, 선수를 훌륭한 사람으로 길러내는 엘리트 스포츠 분야의 전문인이라는 인식을 코치에게 심어주게 될 것이고 코치는 이를 실천하는 실천자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코치가 실천자의 모습을 하게 된다면 엘리트 스포츠의 장은 선수들이 꿈과 재능을 펼치고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는 삶의 교육을 실천하는 장이 될 것이다. 코치교육의 전환은 코치 개인의 변화만이 아닌 선수, 그리고 엘리트 스포츠 현장을 변화시킬 나비의 날개 짓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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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동현 2011.11.07 09:37 신고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와 같은 이야기지만, 저는 현직의 운동부지도자들보다도 그들의 교육을 담당하는 코치교육자들의 인식이 먼저 개선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데 요즘 체육계 분위기는 잘되면 스포츠과학화의 성공, 못되면 코치들의 주먹구구식 코칭의 폐허라고 비판하는 분위기입니다. 참 안타까운 현실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