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익렬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



경기의 승패는 체력
, 기술, 전술, 정신력 등에 의하여 결정된다
. 지난 10일 일본 삿포르에서 벌어졌던 축구 국가대표 한일전에서의 0:3이라는 참패는 우리나라 축구사에 씁쓸한 기억으로 남게 될 것이다. 다행히 다음날 치러졌던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16강전에서의 아름다운 패배는 우리나라 축구의 가능성을 보여주었으며, 축구사의 명승부로 기록될 것이다. .후반과 연장전을 포함한 120분 동안의 대등한 경기는 우리에게 커다란 자신감으로 다가와 축구 발전에 밑거름이 될 것이다. 두 경기를 지켜보며 경기의 승패를 좌우할 수 있는 조광래 호의 자만심과 이광종 호의 자신감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스페인전 패배 후 울고 있는 김경중을 위로하고 있는 한국선수들, 자료: FIFA 홈피>

자신감(自信感)의 사전적 의미는 자신이 있다는 느낌, 자만심(自慢心)자기에게 관계되는 일을 남 앞에서 뽐내고 자랑하며 오만하게 행동하는 마음으로 정의된다. 우선 자신감은 새로운 기술의 습득이나 실제 경기에서 승패를 좌우하는 열쇠임에는 모두가 동의하고 있다. 아마추어는 물론 전문선수들에 있어서 체력, 기술, 전술 등은 거의 대동소이(大同小異)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승패를 좌우할 것인가? 필자는 답은 자신감이다. 물론 반대의 경우가 자만심일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더욱 길러야 할 것은 자신감이고, 경계해야 할 것은 자만심이다.

한참 테니스를 즐기던 시절의 얘기가 생각난다. 각고의 노력으로 동네 고수(高手)쯤이 되었을 때 각종 동네 대회나 전국 규모의 아마추어 대회를 참가하게 되었다. 참가 선수의 이름이 호명되어 경기장에 들어서서 인사와 악수를 하는 순간 이미 승부의 반 이상이 결정되었다. 왜 이런 일들이 벌어졌는지 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다음에 알게 되었다. 바로 자신감이 떨어졌던 것이다. 상대팀과 인사를
나누는 순간 상대의 까무잡잡한 모습과 까칠까칠한 손으로 악수를 나누면서 벌써 상대의 실력이 짐작되었던 것이다
.
까만 피부를 통해 우리보다 햇볕 아래서 더 열심히 했구나!’, 까칠한 손을 접하면서 우리보다 오랫동안 운동했구나!’ 식의 생각으로 경기 전 벌써 주눅이 들었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때는 제대로 경기를 해보지도 못하고 아쉽게 패했던 적이 있다.

아마추어 선수도 그럴진대 하물며 국가대표급이나 전문선수들이야 상대방에 대한 사전 분석은 더더욱 자신으로 하여금 주눅 들게 할 가능성이 높다. 한번도 이겨보지 못했던 강력한 팀이나 선수를 접할 경우 한번 붙어보자는 투지보다 주눅이 먼저 들게 마련이다. 프로 선수들은 랭킹이나 선수의 몸값 등으로 이미 상대방을 주눅 들게 만드는 것이다. 이미 자의든 타의든 주눅 든 경기는 백약이 무효하다. 그러나 이번 이광종 호의 리틀 태극전사들을 보면서 해답을 찾게 되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뛰는 선수들이 즐비한 강력한 우승 후보팀과의 경기에서 불타는 투지를 통한 자신감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던져 주었다.


자만심으로 참패했던 조광래 호는 정말 선수 구성과 준비에 최선을 다했는가? 패배 후 인터뷰에서도 준비가 원활하지 못했음을 시인했다. 국가대표 수장(首長)으로서 전권(全權)을 가지고서도 준비를 못했음의 시인은 수장으로서의 자질이 의심된다. 누구나 인정하듯 축구 한일전은 보이지 않는 총칼 없는 전쟁이다. 특히, 요즘 독도 영유권, 일본 의원의 울릉도 방문 시도 그리고 동해 표기 문제 등으로 심기가 불편한 우리들에게 있어서 참패는 우리에게 자괴감(自愧感)마저 들게 했다.

 오는 92일부터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 3차 예선이 시작된다. 흔히 우리는 한번의 실수는 병가지상사라고 한다. 조광래 감독도 월드컵 예선에서는 절대 한일전 같은 경기를 하지 않겠다라고 다짐했다.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좀 더 치밀한 준비로, 회복된 자신감으로, 리틀 태극전사들의 불타는 투지를 본 받아서 더 이상의 실수가 없는 경기를 간절히 부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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